"슬픈 한국"
한국이 지금 홍역을 앓고 있다.
이제 4대강 문제는 이슈화 자체가 되지 못하고 있다. 언론에 잘 보도되지 않고 조용하게 그러나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어쩌면 카이스트 사태도 이와 유사할 것이다. 문제가 있으면 응당 당사자 사이에 공론화되고 적절한 타협과 공동의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대개는 권한을 가진 자들이 일방적인수단으로 추진하고 문제를 덮어버리는 데서 사태는 막장으로 치닫는다. 물론 의도와 노림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아래 기사(참고)에서 보는 것처럼 언론과 국회를 비롯하여식자들은 서남표식 개혁에 대한 전 국가적 반대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이는 위에서 쓴 것처럼 일견 타당한 지적이다.
그러나 생각할 것이 있다.교육행정가로서의 서총장이얼마나 성공적인지는 잘 모르겠지만내가 기억하는 한그는 전형적인 영입총장이다. 그 자신이 일부러 한국에 올 이유도 없는 사람이었고 그의 교육철학은 이미 오랫동안 미국에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한국은 그를 데려왔고 많은 권한과 웃돈을 주며 총장에 앉혔다.
그렇다면 그 마이너스 효과는 처음에 예싱 못했단 말인가? 미국에서도 이미 많은 반대여론에 부딪혔던 전력이 있었고 소통에 문제있다는 말도 있었는데...도대체 지금 우리 정부는 뭘 원하고 있었으며 뭘 책임지기 바라는가? 일방적인 마녀사냥이 가당한 것인가? 정말 몰랐다면 fta문건 번역오류와도 같이소도 웃을 일이다. 가십성 기사에 따르면 국회에서 눈물을 보이다가나오면서 "선방했다"고 웃었다는데차라리 의도적 오해였기를 바라지만 사실이라 해도 아마 이런 정황과 관계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그를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제삼자인데다 사실관계도 정확히 모르고 더 바람직한 경영방법이 틀림없이 있었으리라생각하니까. 그렇지만 우리 정부와 사회가 가하는 이런 무책임한 책임전가는 너무나 속보이고 표피적이며, 사태해결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더구나 과학기술 인재강국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가진 최고대학이라는 명제를가지고 그 엄청난 특혜를 받는 대학이 그에 걸맞는 의무와 스트레스를 부여받지 않는다면 이는 심각하게 오용된 특혜권 남발이다.
학생들의심리적갈등에 대한 대처같은문제에 책임을 돌리려 함도 아니다.내가 생각하는 해결책은 이러하다.
우선 지금이라도 감사권자가 학교 운영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합리적인 경영기구 및 구성원을 재조정하는 것이다. 그 때는 막대한돈과 권한을 전부 다 1인에게 일임해 놓고 언제나 모든 게 합리적으로 되기를 바란 것인가? 만일 그랬다면 우선 총장에게 전 책임을 지우기 전에 감사권자가 함께심판대에 나서야 한다. 그렇다면 오히려 해결을 위한 공동의 에너지를 모을 수 있었을 것이다.
모름지기 큰성과에는 큰 투입과 대가를 요구한다. 모든 사업에 통하는격언이다. 서총장의 의중에는 등록금징수가 초일류대학을 위한 연구에 소요되는비용 조달방편이었던 것 같은데 국가적으로 지원이 어려웠다면 당시 유행했던 선택과 집중 원칙을 적용하도록 가이드함이 마땅하지 않았을까? 이건 결과를 가지고 말함이 아니다. 제때에 적절한 감독과 견제를 하지 못했던 상부기구에 대한 책임을 말함이다.
요컨대 모든 사업은 반드시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대학>에 십목소시요 십지소지라 하지 않았던가? 설사 보는 사람이 없어도 경영자는 이를 명심하고 스스로에게 정직해야 하며,설사 누가 간섭하지 않더라도"愼獨"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민주국가에서 모든 조직은 삼권분립, 적어도 분권과 상호견제의 원칙이 이루어지도록 자기통제를 하는 것이 조직의 장수와 번영을 위한 최소요건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황상민 연세대 교수 심리학 |
창의성과 수월성을 찾아야 하는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과거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서남표식의 개혁과 변화는 과거의 성공 방식이 현재의 우리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 어쩌면 그의 방식은 인도의 벵골대학에서는 가능했을지 모른다. 헝그리 정신으로 살아야 했고, 무슨 일을 하더라도 성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었던 세대의 한계이다. 초근목피(草根木皮)의 빈곤에서 살아남아야 했고, 선진국 미국을 무작정 동경했던 한국의 기성세대들은 카이스트 학생들의 자살을 보면서 '미친 듯이 공부해도 갈 길이 아직도 먼데, 무슨 심약한 모습인지 딱하다'라고 생각한다. 반면 학생들은 소통의 부재와 답답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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